in Le voyage vers l'alcool - 술을 위한 여행

[싱글몰트 증류소 방문기 2] 전설의 위스키의 언덕 Springbank Distillery

21년-23년 전 세계적인 싱글몰트 열픙 속에서도 가장 높이 떡상하여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스프링뱅크. 사실 나는 그렇게까지 스프링뱅크의 팬은 아니었지만 이번 스카치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프링뱅크 스토리에 매료되어 종국엔 가장 방문을 고대하던 증류소가 스프링뱅크였다.

그렇게 오로지 스프링뱅크만을 위해 시작된 깡시골행

스프링뱅크는 캠벨타운이라는 아일라섬 건너편 바닷가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 글래스고에서 정-말 멀고(운전으로 4시간 정도) 관광과는 거리가 먼 작은 마을이었다.

플로어 몰팅의 현장, 각기 다른 기둥 색깔은 스프링뱅크 정규 라인업들을 상징한다

5대째 가족 경영 하고 있고, 몰트를 발아 시키는 플로어 몰팅(floor malting) 부터 병입까지 위스키 제작의 전 과정을 스프링뱅크 증류소 안에서 100% 직접 컨트롤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전 세계적인 수요를 생각하면 현실과 타협하고 몰트 정도는 받아 쓸 만도 할텐데 끝까지 지고지순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스프링뱅크를 더욱 위대하게 만든다.

몰트를 건조 할 때 사용하는 피트(Peat, 이탄) 실물
몰팅을 위한 화로, 여기서 태운 피트의 향이 몰트에 스며든다.

투어 과정은 어느 증류소 보다도 개방적으로 운영된다. 증류기 등 일부 영역에서의 촬영을 금지하거나, 디테일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 버리는 다른 증류소들과는 달리 모든 공정을 공개하고 심지어 표지판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안내하고 있다. 뭘 그렇게 대단한 비밀이라고 숨기냐? “제대로된 위스키는 이렇게 만드는거야..” 라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랄까.

당화조
상대적으로 앙증맞은 목을 가진 스프링뱅크 증류기

한 시간 남짓의 증류소 투어 이후 이어지는 시음 시간. 스프링뱅크 10yrs, 롱로우, 킬커런 중 각자 취향에 맞는 걸 한잔 골라서 마셔 볼 수 있고 전용잔과 증류소 한정판 미니어쳐 보틀을 선물로 준다.

숙성 전의 영 스피릿. 한잔 마셔보고 싶은..
시음 가보자고.

시음 장소와 바로 연결된 the washback bar에서는 스프링뱅크와 롱로우, 킬커런, 헤즐번의 라인업 위스키를 시음 해볼 수 있는데 국내 기준으론 전부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에 마셔볼 수 있다.(스프링뱅크 10, 12CS, 15, 18 flight 4잔이 25파운드= 4만원!!)

다시 봐도 아름다운 가격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지요 ㅋㅋㅋ

현장에서 기념품과 바틀도 판매하는데, 스프링뱅크 정규 라인업도 국내 시장가에 비해 저렴한편이지만 증류소 한정으로 싱글 캐스크에서 직접 추출한 바틀을 판매 한다는 점(캐스크에서 직접 샘플링된 것들이라 모든 병이 라인업, 캐스크, 숙성년도가 다르고 시중에 유통되는 어떠한 스프링뱅크 보틀과도 다르다)이 정말 팬들 눈돌아가게 하는 포인트 다. 구매하면 이력관리를 위해 구매자 명부에 기록되고 보틀에도 이름을 적어준다.

매일 리필이 되는 것 같긴하지만, 좋은 보틀을 챙기려면 오픈런을 추천한다.

비록 private cask는 못사도 나만의 스프링뱅크 private bottle은 한병씩 마련 할 수 있자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두병이나 사게 해준 고마운 와이푸

재판매 방지를 위해 1인 1주 1병만 구매 가능하다는데, 우리도 정신 차려보니 인당 한병씩 사버렸다는.(한국가서 팔면 여행경비 충당 가능?ㅋㅋ)

한줄평. 위스키 덕후라면 꼭 가봐야할 그 곳. 전 세계 덕후들이 열광하는 것엔 이유가 있다. 진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