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Le voyage vers l'alcool - 술을 위한 여행

랭스(Reims) 샴페인 와이너리 / 셀러 투어 방문기 1- 샴페인 떼땅져(TAITTINGER)

랭스(REIMS) 남쪽에 위치한 TAITTINGER CELLAR Visit Center 입구
랭스(REIMS) 남쪽에 위치한 TAITTINGER CELLAR Visit Center 입구

와인과 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다고 볼 순 없지만, 술을 향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도 높다. 크래프트 맥주로 시작해서 위스키, 와인 까지 주종을 가리지 않고 한국에서도 열심히 마시고 공부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를 여행하면서 여행하는 도시나 그 도시의 인근 지역이 유명한 술을 생산하는 곳이라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꼭 와이너리(와인 양조장)나 브루어리(맥주 양조장) 혹은 디스틸러리(고도주 증류소) 투어를 신청하여 다녀오곤 했다. 그렇게 다녀온 곳들이 벌써 대략 10곳 이상.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니고서 이렇게 여러곳을 다녀온 한국인은 아마 드물지 않을까?

매번 방문시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 인터넷 상에서는 방문과 관련된 정보가 극 소수 이기 때문에 혹시 나처럼 방문을 하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간의 술 생산지 방문기를 기록해보려고 한다.

파리에서 열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 박람회 2022 SIAL PARIS에 회사 부스를 운영하게 되어 약 10일간 프랑스에 머무르게 되었다. 첫 7일간은 박람회 운영 준비와 실제 바이어 상담 등으로 파리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박람회를 마치고 부터 약 3일간은 개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에, 샴페인을 생산하는 샹파뉴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랭스(Reims, 프랑스에서는 랭스라고 발음 하지 않지만 한국어 표기는 모두 랭스로 되어 있어서 랭스로 통일)로 이동했다.

랭스로 이동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파리 동역(Paris Gare de l’Est)으로 이동하여 TGV inOui 기차를 탑승하는것. 약 40분 정도 소요되며, 기차는 고속철도의 강국 프랑스 답게 우리나라의 KTX/SRT 만큼이나 쾌적하다. 기차표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는게 기본이며 나 같은 경우는 시간대를 잘 고를 경우 일반석(Second Class)의 경우 31유로, 일등석의 경우 33유로 정도에 티켓을 구매 할 수 있었다. 짐이 많고 좀도둑들이 기승을 부리는 프랑스 이기 때문에 왕복 모두 조금 더 지불하여 일등석을 이용하였다.

샴페인 투어가 두개나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1박을 랭스에서 하기로 결정하고 랭스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Ibis Reims Centre로 숙소를 잡았다. 역 개찰구에서 거의 3분 미만의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파리를 오갈 때 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투어 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방문했던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파리에 있는 그것과 같은 이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랭스의 대성당이 더 크고 아름다워 보였다.(물론 파리 노트르담의 경우 화재 사고로 복원이 진해 중이지만)

랭스(REIMS) 남쪽에 위치한 TAITTINGER CELLAR Visit Center 입구
랭스(REIMS) 남쪽에 위치한 TAITTINGER CELLAR Visit Center 입구

드디어 방문한 떼땅져. 대성당을 기준으로 랭스의 남쪽으로 도보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FIFA WOMEN’S WORDCUP 후원 기념 포스터

떼땅져는 여러 예술가 들을 후원하고, 그들과 협업하여 한정판 보틀 디자인을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위 작품은 로비에 걸려있던 FIFA 여성 월드컵을 후원 기념 포스터. 떼땅져의 경우 투어를 시작하기전에 약 15분정도 떼땅져의 역사와 샴페인에 관한 영상을 시청하고 시작한다. 사실 별로 재미는 없지만, 투어를 시작하기전에 관련 배경지식을 어느정도 가지게 해준다는 측면에선 효율적인 방식 인듯.

오늘의 투어 가이드

투어는 영어/불어 중 선택 가능하고 각 시간대별로 인원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반드시 미리 에약을 하고 오는 것이 좋다. 현장에서 구매하는 것도 가능은 한 것 같지만, 도착 했는데 남는 자리가 없다면 낭패. 더불어 시음하는 샴페인이 종류와 잔 수에 따라서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맛보고 싶은 샴페인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티켓을 구매하면 되겠다. 나는 투어에서는 가급적 가장 좋은 종류의 술을 먹어봐야 가격에 따른 맛과 품질의 차이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상 가장 높은 등급의 티켓을 구매하는 편(기본 라인업인 Brut Reserve와 상대적으로 고가 라인업인 Comtes de Champagne Blanc을 맛볼 수 있는 L’ Instant Signe 선택)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대부분 샴페인 투어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샴페인 와이너리’ 등으로 검색하여 투어와 관련된 정보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랭스 및 샹파뉴 지방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샴페인 투어의 경우 ‘와이너리’ 투어가 아닌 ‘숙성고(Cellar)’ 투어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샴페인의 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하나의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양조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일반적인 스틸 와인과 다르게 탄산을 만들어야하는 샴페인의 경우 병입 후 숙성 과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와이너리 보다는 숙성고 투어가 오히려 샴페인이라는 술을 설명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닐까?

어마어마한 규모의 지하 숙성고

이 지역의 유명 샴페인 생산자들의 경우 대부분(전부는 아니다) 떼땅져와 같이 깊은 지하동굴로 이루어진 자체 숙성고를 가지고 있다. 이 지하동굴의 경우 분필과 같은 다공성의 백암(Chalk) 암반 밑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대부분이 과거에는 백암을 채취하기 위해 형성된 일종의 광산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굴 천장은 위 사진에서 보는 것 과 같이 굴뚝 형으로 되어 있으며 벽면에는 과거에 돌을 채취하기 위해 사용 했던 도구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떼땅져의 경우 지하에 약 10~15km 에 달하는 동굴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며, 투어에서 방문하는 곳은 그러한 동굴 중 한정된 일부 구역이다. 우리의 친절한 가이드는, 미리 정해진 동선대로 동굴의 각 영역들을 방문하며 샴페인의 역사와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 약 30여분간 설명을 이어간다.

사실 모든 투어 참여자가 가장 기대하고, 투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음 시간.

샴페인은 맛있는 온도로 충분히 칠링되어 있고, 투어 종료에 맞게 모두 잔에 따라져있다. 투어 시작 전 리셉션에서 받은 본인의 티켓을 제출하면 티켓의 가격대에 맞는 샴페인을 내어주는 시스템.

나는 기본 라인업인 Brut Reserve와 상대적으로 고가 라인업인 Comtes de Champagne Blanc을 맛볼 수 있는 L’ Instant Signe를 선택 했기 때문에 두 잔의 샴페인을 손에 들었다.

샴페인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두 샴페인 모두 떼땅져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풍미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고가 라인업인 Comtes de Champagne Blanc의 경우 그랑 크뤼 등급의 밭에서 생산된 100% 샤도네이 품종만을 사용하여, 첫번째 착즙한 포도쥬스로만 만들며, 빈티지가 좋은 년도에만 출시된다는 장황한 설명에 어울릴만큼 시트러스와 꽃향, 위스키를 연상 시키는 부드라운 바닐라 향 까지 누가 먹어도 좋은 샴페인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라서 매우 만족스러운 시음이었다.

현장 판매가격

일반 라인업의 가격 차이는 대략 5~6배 정도? 원래 맛보고 나서 만족스러우면 현장에서 한병 구매할까 생각하였으나 긴 출장 기간동안 점점 무거워지는 캐리어와 파리 내 백화점이나 주류판매점 대비 가격 매리트가 커보이지 않아서 구매는 생력하기로 했다. 뒤에 방문할 뵈브 클리코는 LVMH의 브랜드 답게 굿즈나 샴팡 판매에 열정적이어 보였으나, 떼땅져의 경우 그냥 관심있으면 사고 아니면 말아라 하는 식이라서 크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도 했고..

약 15분간 시음시간을 가지고, 떼땅져 샴페인 투어는 이렇게 마무리 했다. 주변 식당에서 샴페인 한잔과 함께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다시 두번째 샴페인 하우스인 뵈브 클리코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