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몰트 증류소 방문기 3] 피트 팬덤의 종착지 Ardbeg Distillery

스코틀랜드 여행 4일차만에 드디어 입성한 피트의 고향 아일라, 그 중에서도 전 세계 피트 위스키 러버들에게 컬트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Ardbeg을 아일라섬에서는 유일하게 투어를 신청하고 참여 했다.

증류소 투어는 시작 장소에서 아드벡 10년 한잔을 맥이고 시작하여 일단 기분이 좋아짐ㅎㅎ가이드가 커다란 보따리를 들고 다니길래 저게 뭐길래 힘들게 들고 다니나 싶었는데, 투어 중간 중간 따라줄 위스키 바틀이었다.

가이드님 죄송하지만 아드벡 진짜 잘마시게 생기셨어요(아드벡 가이드한테는 칭찬이죠?)

역시 돈 많은 위스키 브랜드 답게(원래 글렌모린지 컴퍼니가 소유하고 있었는데 글렌모린지가 모에-헤네시에 매각되며 함께 LVMH 소속) 증류소는 방문객 친화적으로 잘 가꾸어져 있었고 아드벡만의 독보적인 피트 풍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충분히 디테일한 설명이 이어졌다. (사실 벌써 세번째 투어에 참여 하다 보니 이때쯤 부터 설명은 대충 듣기 시작 했습니다..어차피 몰팅과 증류기를 제외한 위스키 제조 공정은 거기서 거기 제사보단 젯밥에만 관심 있을만 하죠..?)

투어의 백미는 마지막 증류소 앞 바닷가에서 아일라섬의 풍경과 아름다운 아드벡 증류소를 바라보며 마시는 아드벡 코리브레칸. 아마 아드벡 팬이라면 누그든 인생 최고의 아드벡 한잔으로 꼽지 않을까?

피트 위스키와 그 중에서도 아드벡을 최고로 여기시는 매우 고매한(?) 위스키 취향을 가지신 와이프 덕분에 아드벡 구경 잘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팬덤도 엄청 나고, 그만큼 머나먼 아일라섬까지 아드벡을 목적으로 오시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인지 증류소 마당의 푸드트럭이나 증류소 내부에 위치한 Bar 모두 매우 성업중이라서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천천히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자연경관이 너무 좋기도 하고요.(최근 국내 증류조 브랜드 “화심주조”의 마스터가 여기 Bar에서 바텐더로 일했다고 스토리텔링하시던데,,, 실제로 가보면 바텐더가 있을만한 그런 Bar는 아닙디다(?) 그래도 아드벡 증류소에서 일하신건 맞겠죠 뭐…)

한줄평. 아드벡에서 마시는 인생 최고의 아드벡 한잔.

[싱글몰트 증류소 방문기 2] 전설의 위스키의 언덕 Springbank Distillery

21년-23년 전 세계적인 싱글몰트 열픙 속에서도 가장 높이 떡상하여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스프링뱅크. 사실 나는 그렇게까지 스프링뱅크의 팬은 아니었지만 이번 스카치 여행을 준비하면서 스프링뱅크 스토리에 매료되어 종국엔 가장 방문을 고대하던 증류소가 스프링뱅크였다.

그렇게 오로지 스프링뱅크만을 위해 시작된 깡시골행

스프링뱅크는 캠벨타운이라는 아일라섬 건너편 바닷가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 글래스고에서 정-말 멀고(운전으로 4시간 정도) 관광과는 거리가 먼 작은 마을이었다.

플로어 몰팅의 현장, 각기 다른 기둥 색깔은 스프링뱅크 정규 라인업들을 상징한다

5대째 가족 경영 하고 있고, 몰트를 발아 시키는 플로어 몰팅(floor malting) 부터 병입까지 위스키 제작의 전 과정을 스프링뱅크 증류소 안에서 100% 직접 컨트롤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전 세계적인 수요를 생각하면 현실과 타협하고 몰트 정도는 받아 쓸 만도 할텐데 끝까지 지고지순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스프링뱅크를 더욱 위대하게 만든다.

몰트를 건조 할 때 사용하는 피트(Peat, 이탄) 실물
몰팅을 위한 화로, 여기서 태운 피트의 향이 몰트에 스며든다.

투어 과정은 어느 증류소 보다도 개방적으로 운영된다. 증류기 등 일부 영역에서의 촬영을 금지하거나, 디테일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 버리는 다른 증류소들과는 달리 모든 공정을 공개하고 심지어 표지판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안내하고 있다. 뭘 그렇게 대단한 비밀이라고 숨기냐? “제대로된 위스키는 이렇게 만드는거야..” 라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랄까.

당화조
상대적으로 앙증맞은 목을 가진 스프링뱅크 증류기

한 시간 남짓의 증류소 투어 이후 이어지는 시음 시간. 스프링뱅크 10yrs, 롱로우, 킬커런 중 각자 취향에 맞는 걸 한잔 골라서 마셔 볼 수 있고 전용잔과 증류소 한정판 미니어쳐 보틀을 선물로 준다.

숙성 전의 영 스피릿. 한잔 마셔보고 싶은..
시음 가보자고.

시음 장소와 바로 연결된 the washback bar에서는 스프링뱅크와 롱로우, 킬커런, 헤즐번의 라인업 위스키를 시음 해볼 수 있는데 국내 기준으론 전부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에 마셔볼 수 있다.(스프링뱅크 10, 12CS, 15, 18 flight 4잔이 25파운드= 4만원!!)

다시 봐도 아름다운 가격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지요 ㅋㅋㅋ

현장에서 기념품과 바틀도 판매하는데, 스프링뱅크 정규 라인업도 국내 시장가에 비해 저렴한편이지만 증류소 한정으로 싱글 캐스크에서 직접 추출한 바틀을 판매 한다는 점(캐스크에서 직접 샘플링된 것들이라 모든 병이 라인업, 캐스크, 숙성년도가 다르고 시중에 유통되는 어떠한 스프링뱅크 보틀과도 다르다)이 정말 팬들 눈돌아가게 하는 포인트 다. 구매하면 이력관리를 위해 구매자 명부에 기록되고 보틀에도 이름을 적어준다.

매일 리필이 되는 것 같긴하지만, 좋은 보틀을 챙기려면 오픈런을 추천한다.

비록 private cask는 못사도 나만의 스프링뱅크 private bottle은 한병씩 마련 할 수 있자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두병이나 사게 해준 고마운 와이푸

재판매 방지를 위해 1인 1주 1병만 구매 가능하다는데, 우리도 정신 차려보니 인당 한병씩 사버렸다는.(한국가서 팔면 여행경비 충당 가능?ㅋㅋ)

한줄평. 위스키 덕후라면 꼭 가봐야할 그 곳. 전 세계 덕후들이 열광하는 것엔 이유가 있다. 진짜루.

[싱글몰트 증류소 방문기 1] 기러기의 골짜기 Glengoyne Distillery

이번 스코틀랜드 여행에서 처음으로 들른 증류소, Glengoyne

게일어로 기러기 골짜기를 의미라는 Glengoyne. 수도 에든버러에 이어 스코틀랜드 제 2의 도시인 글래스고에서 20km 남짓, 하이랜드와 로우랜드의 경계에 위치한 증류소

설명과 같이 Glengoyne의 증류기는 목이 매우 길다

LVMH 같은 대기업 소속이 아니기도 하고, 다른 유명한 싱글몰트 브랜드들 처럼 매니악한 스토리텔링도 없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현지에서는 그래도 정석에 가까운 하이랜드 위스키로 존재감이 있는 듯.

“The Slowest Stills In Scotland”

증류소 투어는 생각보다 겉핡기 식으로 진행되어 디테일을 듣진 못했지만 다른 증류소와 구분되는 특징을 꼽자면 피트 사용 0%, 목이 길어 천천히 증류되는 pot still, 증류는 하이랜드에서 숙성은 로우랜드에서 한다는 지리적 특성이 있다고 한다.

글렌고인 증류소의 보물 창고, No.1 Warehouse
비록 철창 밖에서만 볼 수 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진귀한 Cask들
그 와중에 롯데 칠성 캐스크. 국내 유통을 롯데 칠성이 담당하다보니 아마 한정판 발매 등을 위해 구매한게 아닐까?
증류소 주변의 자연경관이 대단했다.

위스키의 맛른 위 특징에서 예상가능한 맛 섬세하고 부드러운 균형잡힌, 과일과 오크의 풍미. 마치 발렌타인을 마시는 듯한 느낌. 아마 롯데 칠성이 국내 유통 계약을 한 것도 모난곳 없이 한국인들이 좋아할 풍미라서가 아닌가 싶다(하지만 국내 인지도는 꽝인듯)

한줄평. 글래스고에서 가깝고 투어 프로그램도, 위스키의 맛도 라이트 하기 때문에 글래스고를 여행한다면 한번쯤 들러보면 좋을 것 같다. 증류소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덤!